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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명문 합스부르크 가문의 전통 장례 의식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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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말네스카 작성일17-12-21 22:07 조회8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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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실공히 유럽 최고의 명문가이자 유럽에서 '황실'이라고 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합스부르크(Habsburg) 가문의 전통 장례 의식



영상 전반부는 영화 'KronPrinz Rudolf'에 삽입된 장면으로 루돌프 폰 합스부르크 황태자의 장례식 장면을 재연한 것이다.



루돌프 폰 합스부르크 황태자는 19세기 격변하던 유럽 정세에서 '합스부르크 왕가가 살아남으려면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귀족과 성직자들을 비판하고 왕실도 공화정과의 공생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진보적인 모습을 보여준 인재였으나, 


그의 아버지였던 프란츠 1세는 왕권신수설 신봉자였기 때문에, 루돌프를 못마땅히 여기고 황태자로서의 권한과 활동을 제약하는 등


부자간에 마찰이 극심하였다. 


결국 본인이 뜻한 바대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던 루돌프 황태자는 우울증에 시달리며 


여자와 마약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애인과 동반자살을 하게 된다.



루돌프의 자살 자체도 비극적인 일이었지만 업친데 덮친격으로 교황청에서 자살한 자의 장례식을 용인해주지 않아서 문제가 발생하였는데, 


체면을 중요시하는 합스부르크 왕실에서 황태자의 장례식을 치루지 못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왕가에서는


'루돌프에게는 심각한 정신질환이 있었다'는 의사의 진단서를 날조하였고 이를 통해 '정신병자의 자살은 죄가 아니다'라는 명분을 얻었다.


그리하여 루돌프는 죽어서까지 정신병자라는 오명을 쓰고 나서야 장례식을 치룰 수 있게되었다.



본디 합스부르크 가문의 장례식 절차는 처음에 각종 작위를 나열하며 고인이 얼마나 고귀한 혈통의 사람이었는지를 과시하고


개인적으로 성취한 지위들과 훈장들을 나열하며 고인이 얼마나 능력있고 훌륭한 사람이었는지를 과시한 뒤에


마지막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생전 많은 잘못을 저질렀던 한 명의 자연인으로서 무덤에 들어간다고 인정하는 의식인데,


생전에는 아버지의 견제로 인해 황태자로서의 지위는 제대로 누려보지 못하고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던


루돌프 황태자야말로 '그저 가엾고 죄 많은 자일 뿐입니다'라는 합스부르크 장례식의 문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이 아닐까 싶다.



영상 후반부의 실제 장례식 영상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지막 황태자 오토 폰 합스부르크의 2011년 장례식 영상으로


오토 황태자 역시 그리 순탄한 삶을 살았다고는 보기 힘든 인물이었다.


6살의 나이에 혁명으로 인해 아버지 카를1세가 황제자리에서 쫓겨난 뒤 오랜시간동안 유럽, 미국 등으로 망명활동을 하였고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에 루즈벨트와 처칠에게 오스트리아를 공화국에서 제국으로 복구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하지만 루즈벨트의 반대로 제국 복원이 무산되었고, 이를 받아들인 오토 황태자는 일개 시민으로 오스트리아에 귀향하려고 했으나 


오스트리아 측에서는 '남아있는 왕정복고파를 결집시켜 공화정을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하며 사실상 오토 황태자의 입국을 


거절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실망한 오토 황태자는 독일에 머물며 재야에서 반공운동, 민주화 지지, 종교계 화합 요구 등의


정치 활동을 하며 지내다가 98세의 나이로 서거하게 된다. 


그에게 있어서 황태자라는 이름은 명목상의 지위에 불과했으나 합스부르크 왕가의 정통 후계자였던 것은 사실이었기에


유럽 각지의 왕실에서는 오토 황태자가 자국을 방문할 때면 최고의 예우를 갖춰 맞이하였고, 


오토의 장례식에도 유럽 뿐 아니라 전세계의 왕실에서 전현직 국왕들이 직접 참석하여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오토 폰 합스부르크가 사망함으로써 신성로마제국 이래 수백년을 이어져온 '왕족으로서의 합스부르크 가문'은 종말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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