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결에 쓰는 칼럼]포그바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전부터 생각했다. 포그바는 자기 본래 능력보다 너무 많은 기대를 짊어지고 있다.

월드 레코드 이적료를 갱신하고, 21살의 나이에 월베에 이름을 올리며, 자기 유스클럽으로 멋지게 돌아온.

그런 후광을 짊어질수밖에 없는 선수이다.

하지만 전부터 생각해왔고 확실한 사실이지만 포그바는 거품이 너무 많이 낀 선수이다.

포그바 못하니까 튀어나온다고 뭐라고 하지 마라. 나는 전부터 말해왔는데 말할때마다 맨유팬들이 융단폭격하고 비추폭격했다.

1. 포그바는 어떤 선수인가?

포그바가 가진 확실한 장점은 무엇인가?

★ 큰 피지컬

★ '큰 피지컬'에 비해 뛰어난 테크닉

★ 스태미너

-열심히 뛰는거랑은 별개다

대략적으로 이 세가지다. 이 세가지로 포그바가 잘 한다고 장담할수 있는건 볼소유다. 

근데 그게 끝이다. 말 그대로 볼 소유로 끝난다. 볼을 소유하면서 지단처럼 조율같은거 못한다.

포그바의 확실한 단점

★ 탈압박을 못한다.

- 피지컬이 크기 때문에 2선처럼 수비가 빡빡한곳에 가면 제 활약을 못한다.

★ 말 그대로 '피지컬에 비하여' 테크닉이 좋다

- 테크닉이 좋은건 사실이나 절대 다른선수들 씹어먹고 그런 수준으로 좋지 못하다. 피지컬에 비해서 놀라운 수준이지 여타 월클 크랙이나 플메에 비하면 딱히 놀라운 수준이 아니다.

★ 기복이 심하다

- 위에 말했던 장점 빼고는 전부 그날 기복에 따라 다르다. 패스, 조율, 드리블 등등.

★ 멘탈이 씹창이다

- 후술하겠다

지금까지 정리하면 그렇다

포그바가 딱 월드클래스에 비빌수있는건 볼소유 하나다.

에펨에서 최적역할 플메로 떠서 자꾸 얘가 플메형 선수인줄 아는데 절대 아니다

플레이 메이킹하기에는 조율이 매우 딸리는 선수다.

유벤투스에서 그가 잘할 수 있었던건 왼쪽 메짤라역할을 맡으며 동료 선수들이 역할을 나눠서 오롯이 볼소유에만 집중할수 있었기 때문인데

수비가담 - 비달, 케디라,마르키시오

조율 - 마르키시오, 피를로 (마르키시오는 피를로가 나가고 조율역할을 맡아줬다)

당시 유베의 포지션은 3-5-2였고 중원싸움에서 극단적으로 유리한 포지션이다. 일단 맑쇼 비달 피를로같은 황금미드가 넘쳐났던 유벤투스 였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볼소유라는 제한적인 임무를 부여해줄수 있었고 

그거 한정해서는 장인이라고 말할수있을만큼 뛰어난 포그바였기 때문에 떠오르게 된것이다.

근데 문제는 그 볼소유 과정에서 보여주는 테크닉이랑 종종 나오는 번뜩이는 패스들이 그의 능력을 좀 더 커보이게 한거다.

포그바는 사실 잘못한게 없다. 제일 잘하는걸 열심히 해서 여기 왔는데 능력이 넘어가는걸 시키니까 욕먹는거다.

맨유는 말했던 유베처럼 포그바에게 짐을 덜어줄수 없다. 비달 케디라처럼 수비가담 대신해줄 사람도 없고 볼소유한거 받아서 조율해줄 피를로 마르키시오도 없다.

무엇보다 지금 맨유에서는 포그바가 조율역할을 맡아야 한다.

프랑스 국대에서는 그나마 맨유보다는 나은데 그렇게 다르지는 않다. 캉테라는 걸출한 수비가담을 맡아줄 미드필더가 있음에도 팀내에서 파예 그리즈만에게 활약이 밀리며 준우승했음에도 불고하고 유로 2016 워스트를 받았다. 대회 전만해도 지단의 후예소리를 듣던 그였는데. (지단 후예가 존나 많긴 하다)

그런데 여기서 맨유 팬들은 인지부조화를 일으키는데.

저번 시즌 맨유 결산글이 나올때즈음에 포그바의 진실이라고 올라왔던 짤에 있던 사진이다.

결산글 댓글에서 포그바를 한 유저가 깠고 그걸본 맨유팬이 스탯 들고와서 유베시절보다 스탯좋은데 이래도 포그바 까냐? 

하면서 그사람을 조리돌림했다.

아마 추천이 300개 가량 박히며 배댓도 그사람까는걸로 도배됐다.

그런데 유베시절보다 스탯이 좋은건 당연한거다. 당장 위에 맨유팬들이 맨유 포그바가 잘했다고 들고온 스탯표를 보자.

POSSESSION SCORE를 보자. 점유율에 기여한 정도다. 잘한다고 빨리던 유베 시절 점유율 기여도가 -3.94다.

말 그대로 유베의 미드진에서 굉장히 제한적인 역할을 받았다는거다. 차려준 밥상만 먹던 시절이다. 경기 세부적인 스탯은 당연히 낮을수밖에 없다.

반면 맨유에서는? 그나마 시즌초에는 마티치가 수비가담을 훌륭하게 했으나 마티치의 고질적인 후반기 퍼짐이 일어나고있고, 딱히 중원에서 조율을 해줄선수는 여전히 없다.

결국 볼소유와 조율을 맨유에서 혼자 도맡아서 하니 경기 세부스탯은 당연히 유베시절보다 올라도 전체적인 플레이의 질은 떨어지는거다.

절대 스탯이 유베시절보다 좋다고 맨유포그바가 유베 포그바보다 잘하나? 절대 아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멘탈 문제가 터지고있는데

쵸크바같은 암살행각이나 인터뷰 언행, 좆같은 춤은 뒤로 하더라도.

열심히 안뛴다. 맨유 첫시즌하고는 명확히 다르다. 첫시즌은 혼자서 뭘 해보려고 욕심도 부리고 무리도 하던 모습이 있었는데

이제는 압박은 커녕 공중볼 다툼도 안하고 볼만 쫓아다니면서 자기 플레이만 하려고한다.

이 멘탈을 잡아주지않으면 본래 가지고 있던 장점까지 날아갈 위험도가 높다.

결론을 내보자.

포그바는 좌측 메짤라라는 제한적인 롤에서 볼소유를 하는데 환상적이던 선수다.

그런데 그러면서 너무나도 이른나이에 스타성과 과평가를 받게 됬고 이건 오히려 장애물이 되었다.

그러한 과대화된 평가들을 안고 맨유에 도착하니 자기 실력보다 과중한 임무와 기대감을 받게 되었고(이적료, 이름값 등)

최근 들어서는 그때문에 선수 본인의 멘탈에도 문제가 보이고 있다.

애초에 본인이 잘하는건 볼소유인데, 과대 평가된 이적료나 기대감등으로 인해 이제 그 이상의 것을 해내지 못하면 욕먹는상황. 사실 포그바도 나름대로 불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