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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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배티하는순간졸업 작성일17-09-13 11:54 조회145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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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기 연속 4골을 합작한 카바니, 음바페, 네이마르
거침없다 못해 무시무시하다. 컵, 리그 할 것 없이 시즌 초반 7전 전승이다. 26골 4실점 완벽의 경기 내용이다. 4골 가까이는 매 경기 때려 넣은 것이다. 유럽 전체를 살펴봐도 흔치 않은 경우다.
파리 생제르맹 초반 페이스다. 리그에선 5연승으로 압도적 1위다. 이미 슈퍼컵도 들어올렸다. 국내에서는 벌써부터 적수가 없다는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초대형 보강의 효과다. 궁금한 건 프랑스 밖에서도 통할 것이냐다. 지난 새벽 스코틀랜드 셀틱과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 경기는 그 단초였다.
결과는, 파리는 나라 밖에서도 막강했다. 스코틀랜드 리그 6연패 중인 셀틱을 압도했다. 셀틱은 홈이었지만 점유율(31.3% vs 68.7%) 슈팅(7개 vs 10개) 뭐하나 파리에 미치지 못했다. 미드필드는 장악 당했으며 수비라인은 파리 공격라인에 하릴 없이 무너졌다. 최종 스코어 셀틱의 0-5 참패. 셀틱이 홈에서 무너진 건 리그 포함 10개월 만이었다. 셀틱이 유럽 대회 홈경기에서 가장 크게 무너진 결과기도 했다.
불안하단 평가를 듣던 수비라인이 다니 알베스가 가세하면서 확실히 밸런스가 개선됐다. 다니 알베스를 비롯해 티아구 실바, 마르키뇨스로 이어지는 브라질리언 수비라인의 견고함이다. 왼쪽 백 쿠르자와도 셀틱전 어시스트 등 안정감이 좋아졌다. 화려한 공격진에 가린 감이 있지만 허리라인은 파리 강점 중 하나다. 셀틱전에서 네이마르에 기막힌 왼발 전진 패스로 골을 도운 라비오, 공격 작업의 베라티, 수비 밸런스의 티아고 모타로 이어지는 미드필드 라인의 팀 공헌이 상당하다. 디마리아와 파스토레가 부상으로 셀틱전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전혀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
압도적 7전 전승
그래도 역시 파리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건 공격라인이다. 카바니, 네이마르, 음바페의 파괴력이다. ‘MCN’으로 불리는 이들은 사실 셋이서 합을 맞춘 게 이번 셀틱전까지 고작 2경기 밖에 되질 않는다. 하지만 이들은 놀라운 조합 플레이를 선보이며 2경기서 8골을 합작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음바페가 뒤늦게 합류하면서 이들이 처음으로 함께 뛴 지난 주말 메스 원정서는 카바니 2골, 음바페, 네이마르 각각 1골을 넣었다. 압도적 내용과 결과(5-1승)였다. ‘MCN’의 두 번째 경기였던 지난 새벽 셀틱전에서도 메스전과 마찬가지로 카바니 2골, 음바페, 네이마르 한 골씩에 상대 자책을 합쳐 5-0 압승을 거뒀다. ‘MCN’으로 보면 2경기에서 8골, 팀으로 보면 10골의 엄청난 폭발력이었다.
처음 이들의 결합을 두고는 사실 기대만큼 우려가 존재했다. 스타성과 개성이 매우 강한 까닭에 제대로 뭉칠 수 있을 것이냐는 걱정이었다. 또 개인 능력을 앞세워 플레이 하는 선수들로 조합 플레이에 있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 있었다. 파리의 에메리 감독이 전략에는 능하지만 선수들을 휘어잡는 카리스마가 부족한 것이 더 키운 우려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이 함께 뛴 2경기에서 보여준 호흡은 이 같은 우려를 단번에 기우로 만들어버렸다.
중앙에서 뛰기를 좋아하는 카바니와 왼쪽 선호의 네이마르, 오른쪽 활동의 음바페는 스리톱의 이상적인 조합 플레이를 선보였다. 서로의 기본 영역을 나누면서도 한 곳에 머물기보다는 크게 흔들며 스위칭에도 능한 세 선수의 공통된 플레이는 상대 수비에 끊임없는 부담과 혼선을 주었다. 개인기가 뛰어난 세 선수를 막기 위해 수비라인이 존 디펜스 라인을 구축했다가도 위치를 수시로 바꾸는 움직임을 따라가다 공간이 비어버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세 선수 모두 배후 침투에 능하다는 같은 능력이 있는데 라비오와 베라티처럼 계속해서 뒷공간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놓아주는 미드필더의 존재는 이들을 더욱 무섭게 만들었다. 지역 방어도, 맨마킹도, 배후 커버도 수비수들에겐 악몽과도 같은 ‘MCN’였다.
수비수들에겐 악몽과 같은 ‘MCN’
네이마르와 음바페는 또 측면으로만 넓게 벌려 뛰는 선수들이 아니다. 중앙으로 좁혀 컷인 등을 시도하는 걸 즐긴다. 이럴 때 좌우 풀백 쿠르자와와 다니 알베스의 전진성은 공격의 너비를 확보하는데 큰 보탬이 된다. 폭발적인 스리톱에 미드필드의 지원, 좌우 풀백의 전진성까지 파리의 경기당 4골 가까운 득점포의 배경이다.
파리엔 부정적 시선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돈으로 선수와 팀은 살 수 있지만 우승과 명예, 역사는 얻기 어렵다는 시선이다. 파리는 이번 여름에만 실질 선수 영입 비용으로 4억18 00만유로(5635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거금을 지불했다. 임대 형식으로 영입한 음바페의 실질적 이적료가 포함된 금액이다. 파리의 이 같은 투자 금액은 유래가 없던 일로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참가 클럽의 최고액 보강 기록이다. 파리는 스위스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에서 최근 발표한 선수단 평가 고액 축구 클럽 전 세계 2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파리의 막대한 투자는 2011년 카타르 자본의 결합이 시작이다. 이후 엄청난 돈이 팀에 투자되면서 파리는 리그 우승 4번, 각종 컵 대회 우승 12번 등 프랑스 축구의 강자로 군림했다.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파리 구단 측의 고민이 이어졌는데 핵심은 2가지였다. ①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더 높은 성적과 ②명성과 시장 구축에 있어 글로벌 클럽으로의 성장이었다. 유럽 무대서의 성적 못지않게 유럽 매머드클럽과 전 세계 축구시장을 놓고 싸우는 글로벌 클럽으로의 성장이 파리의 근본적인 목표다. 파리가 파이낸셜 페어플레이 규정 위반 논란에도 불구하고 수 천 억 원을 들여 네이마르와 음바페의 영입을 추진한 배경이다.
돈으로 우승을 사려는 파리
글로벌 클럽은 단순히 성적만 가지고 되진 않는다. 시장과 팬을 움직이는 역사와 전통, 이야기꺼리를 성적 못지않게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또 한편으론 글로벌 클럽의 기본과 시작이 성적인 것만도 분명하다. 세계적인 인지도를 끌어올리는데 성적은 모든 것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성적이 고만고만한 팀이 글로벌 클럽인 경우는 없다. 글로벌 클럽을 목표하는 파리가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챔스 성적을 찍고 글로벌 클럽으로 올라서겠다는 플랜이다.
파리는 여태껏 한 번도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참가팀의 규모가 지금보다 훨씬 적었던 1994-95시즌 4강이 역대 최고 성적이다. 카타르 자본이 투자된 뒤로만 하면 8강이 최고다.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에 거짓말처럼 역전패 당했던 아픈 16강을 기억하고 있는 파리기도 하다.
돈으로 만든 팀이 단번에 우승을 차지하긴 어렵다고 말할지 모르겠다. 최고의 선수들에 숱한 경험을 쌓은 강팀들이 수두룩한 가운데 파리는 겁 없는 한낱 도전자일 수 있다. 셀틱 말고 바이에른 뮌헨 등 더 강한 상대와 싸워보기도 해야 한다. 하지만 돈을 써도 이렇게 쓴 팀은 일찍이 없었다. 스타들을 한 데 모아 두었는데 초반부터 이토록 잘 맞아 돌아간 적도 흔치 않았다. 과거의 말에 기대어 돈으로 우승과 역사를 살 수 없다고만 단정하는 게 다른 때와는 다르게 힘을 받지 못하는 이유다.
파리는 다를 지도 모르겠다. 우승이야 축구 신의 가호가 따라야 하는 일이니 누구도 장담 못할 일이지만 파리가 판만은 제대로 흔들어 놓을 것 같다. 돈도 이 정도 쓰고 또 잘 쓰면 판이 바뀌는 것도 이상할 것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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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너위너 작성일와우